
한 해를 보내면서/이양덕
상처투성이가 된 헐벗은 생각들이
바람에 나붓끼는 낙엽처럼
눈물 뚜뚝 떨구며
일상의 뒤안길로 향하고 있지만,
슬픔이 비처럼 내리는 어둠의 거리에 북소리 둥 둥 울리며 사랑의 이정표를 세우는 자가 있다
나도 마음을 새롭게 하여
천공(天空)에 깃발을 내 걸고 밝아오는 이천 칠년도엔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고 새겨야 겠다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출렁이는 맑은 물에 씻겨 속은 비었으되 겉 모습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으리,
순(純)한 연꽃 한 송이
향기롭게 피우는 일에
마음을 모으리라.
20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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