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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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물
이만섭
물은 늘 비밀을 간직하고 살지요
강물이 그들과 내통하고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강의 비밀이 자못 궁금했지요
하나의 연못 속에도 비밀의 방은 천 개나 있는데
하물며 저 강물에서야,
그 비밀을 찾아가노라면 길은 멀고 아득하여
마침내 우리의 가슴으로 내다보아야 하겠지요
그들은 사연이 깊을수록 은밀하게 실어나르거든요
골짜기를 흘러온 냇물도
그 귀엣말을 쫓아 밤사이에 강으로 떠났듯이,
아마 강의 비밀은 냇물을 끈처럼 묶어
졸졸졸 끌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모이고 모인 것을 깡그리 품어 흐르는 강,
강가에 자라는 나무들이 무성한 연유도
뿌리의 근원을 강물에 두고 있음에
애써 그것을 취하려는 것이 생명의 모습인 것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말씀이 위대해지면 설법이 되듯
그렇기에 우리 곁을 흘러가는 저 강물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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