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가을산에서 본문
가을산에서
이만섭
가을산을 걷다가
문득 옛사랑의 오솔길로 접어든다
빛나던 청춘은 희미해지고
골짜기마다 깊어가는 산자락,
무성한 관목들 사이로
군데군데 벌레 먹어 아우성이는 비탈의 나뭇잎들
음울한 활개를 홀연히 계곡 아래로 날린다
거기 바람이 부느냐,
꽃등을 펄럭이며 층층나무 사이로 솟은
저 자줏빛 얼레지는
지난날 종이학 접어 그대에게 날리던 마음이런가,
가슴은 왜 이리도 쿵쾅거리느냐,
숲 사이로 파랗게 드러난 투명한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흰 연기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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