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물결이 이는 시간 본문
물결이 이는 시간 /이만섭
고즈넉한 저수지에 철새 떼 날아와
일파만파 번지는 물이랑,
저수지는 철새 떼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일까,
부리를 내밀어 헤엄치는 곁으로
목선을 띄우듯 나릿나릿 따라나선다
여름철 따가운 햇볕 아래
소금쟁이 면밀하게 물 표면을 복사하고 올 때도
발자국의 중심에서 피어나던 물결
소나기 빗발칠 때도
빗줄기의 중심에서 일기 시작하여
저수지가 몸을 불리는 내내 설렁거렸다
그러니까 물결은 저수지의 몸짓이었던 셈이다
작은 미동에도 어김없이 심경을 드러내며
한 동아리 거대한 기다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저수지가 지닌 생명이 아닐까 싶은데,
가만히 눈감으면 그 현상들이
저수지가 꽃대를 올리는
물꽃임을 알 수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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