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그리움이 바람으로 올 때 본문
그리움이 바람으로 올 때
이만섭
강 건너 처진개벚나무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편 갈대는 아무렇지 않는데
나무의 그림자가 비낀 강물로 따라 뒤척이고
강물로 바라보는 것들이 젖어나고
더 정확히는 강물이 내 눈빛으로 옮겨와
한동안 산책길 발길을 끊었다
나의 시선을 투명한 곳에 두는 동안
조금씩 적막의 독소들이 빠져나가고
그 후 오랫동안 산책을 하지 않아
찌뿌등한 몸이 근질거려 다시 길을 나서는데
벤치 저 편에서 들리는 하모니카 소리
귀는 여전히 살아 또다시 낯익은 음표를 단다
그 사이 습관이 나를 속였던 것이다
모두 바람의 짓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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