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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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봄

이양덕 2011. 3. 1. 13:02

 

 

   햇봄/이만섭

 

 

 

   꽃들의 부리들이 노랗다

   언저리마다 솜털을 달고 뒤적뒤적

   느슨한 폐활량으로 불어오는

   명지바람에 기대어 유산소운동을 즐긴다

   누군가 간질이고 싶은 듯

   비눗방울 같은 공기주머니들 톡톡

   소리 안 나게 터트리며

   조그만 입을 오므려 여닫는 숨비소리

   무언가를 엿보듯 아른거리며 다가오다가

   인기척에 놀라 저만치 달아나며

   제풀에 겨운 무언극에 열중이다

   나도 휘파람을 불어 대꾸하고만 싶은데

   행여 호각소리로 알고

   굳은 얼굴로 달아날까 봐

   기지개 켜다 만 표정으로

   살금살금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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