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오늘 읽은 詩 한 편 본문
오늘 읽은 시 한 편 /이만섭
재래시장을 돌아 나오다가 보도블록에 주저앉아 강아지 새끼를 껴안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어, 찢어진 상자 조각을 바닥에 깔고 바구니에 담긴 강아지 새끼들을 할머니는 연신 쓰다듬으며, 하필 엄동에 강아지 새끼들을 팔러 나온 거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젊은 엄마 손을 잡고 지나가던 아이가 추워 덜덜거리는 강아지 새끼들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는데, 이제 막 눈을 떠서 그런지 강아지 새끼들은 눈이 부셔서 앞도 안 보고 서로 목덜미를 비비며 파고드는데, 어미젖을 찾는 게지, 할머니의 서글픈 표정 옆에서 옹알이하는데 새끼들의 주둥이에서 희미하게 품어 나오는 김이 맹렬한 추위를 잠시 누그러뜨리고 있었어, 좁은 요람 속에서 시장의 어수선한 소음을 다 물리치고, 고것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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