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바람이 즐기는 것은 ㅡ 이만섭 본문
바람이 즐기는 것은
이만섭
버들가지 손마디를 펴
유연한 몸짓으로 제 몸의 길이를 잰다
낭창낭창 허방을 타며,
풀잎도 뾰족한 끝으로
몸에 얹힌 이슬을 흘러버리고
풀숲의 잔등에서 꼬리를 흔들며
바람을 배웅한다
빈터의 소유권이 하나같이 제 것인 양
묵정밭에 굴러 온 검정비닐봉지까지
고춧대 마른 가지 끝에
통째로 꿰어
바스락바스락 갈마든다
혼자 와서 더불어 노닐다가
적막까지 거두어 가는
저 헛헛한 유리걸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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