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성자와 고양이 ㅡ 이양덕 본문
성자와 고양이
이양덕
한 장의 편지 같은 남자가 지구에 왔다
그는 간지럼 태우기를 좋아하는 *라가머핀과 함께
노트르담 성당 광장에서 승천하지 못한 기도문을 좁고 있다
뭉게 구름이 점령한 하늘엔 종려나무 한 그루가 길을 인도하는데
홀연히 성자가 되어버린 남자는
라가머핀을 위해서 희곡(戱曲)을 쓰고 감동하고 오래 기억될 사랑과 기쁨을 파종했는데
기록이 삭제된 백지를 받아 들고 망연자실한다
몸소 사랑을 증명하기 위하여
타워팰리스와 이브닝 드레스, 쥬얼리 샤넬백과 하이힐, 세레나데 제10번 Bb장조 K361과 요리를 준비하고
금고엔 오만원권 지폐들로 넘치게 쌓아놓았다
그러나 출구가 지폐가 사라지고 침대와 잠이 사라지고
라가머핀의 샛노란 웃음소리가 갇혔다
라일락 향기가 흐르는 담장 안을 기웃거리는
라가머핀이 간절하게 원한 것은 조그맣고 소박했다
그 남자는 샹그릴라를 가기 위해 녹색 버스를 탔건만
창백한 얼굴이 흩어지는 꽃잎 같다
* 고양이의 이름
♬흐르는 음악-모짜르트의 세레나데 제10번 Bb장조 K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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