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이월을 스케치하다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이월을 스케치하다 - 이양덕

이양덕 2015. 2. 13. 10:19








             

       이월을 스케치하다




       이양덕





      뿌리에서부터 발원되었기에

      그 너비이와 깊이를 알 수 없으므로

      몸을 낮추고 오감을 통해서 읽어야 한다

      그 무엇도 잡히지 않는 미혹의 시간에

      실오라기 같은 빛줄기를 온몸으로 붙잡고

      황홀한 순간의 증인이 되기 위해 극기를 견딘다

      날개를 접은 나비도 풀꽃의 문양도 회색이다

      너의 속삭임조차 미세먼지에 갇혀 희뿌옇고

      이월의 오브제는 하얀 캔버스와 크레파스다

      회색 바탕을 지우고 꽃들의 왕국을 세워야겠다

      커다란 정향나무 아래는 삐그덕대는 의자가 있고

      오래된 포니 한 대가 녹슬어가고 있는데

      꽃과 나비를 색인한 봄을 실어오기 위해선

      엔진 오일도 타이어도 새것으로 갈아야겠다

      머잖아 지구의 정수리 위에 해가 떠오르면

      동서남북으로 새들의 길이 훤히 열리듯

      시간이 가까워 질수록 가슴은 두근거리고

      분홍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그녀를 위해

      겨드랑이에 자라난 비늘을 털어내고

      雲鶴문양의 날개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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