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봉골레 파스타 - 이양덕 본문
봉골레 파스타
이양덕
생의 의문이 풀리지 않을 때
발달된 혀로 맛을 탐색한다.
산드로 보티첼리도 파스타를 즐겨먹었을까?
바지락 300g 올리브유, 버터, 마늘, 청양 고추와
방울토마토, 바질, 양파, 셀러리를 준비하고
유리볼에 쏟은 바지락에서 후각을 자극하며
먼 시칠리아 섬으로 데려간다.
올리브를 수확하는 농부의 미소와
갯펄에 구푸려 조개를 줍는 아낙의 땀방울을
팬 위의 바지락이 입 벌려 토해낸다
채소의 향과 식감이 식욕을 재촉한다.
팔분을 삶은 국수를 버터에 볶은 후
화이트 와인, 소금, 후추로 봉골레 맛을 살려
바다향과, 파스타, 셀러드, 와인을 곁들여
후리지아와 식탁에 마주 앉아
한 입 베어물자 파랑이 일렁거리며
쫄깃한 면발과 바질의 향이 쏴ㅡ 퍼진다
방울토마토가 깊어가는 여름밤을 밝히고,
올리브나무 아래서 웃음을 주고받는 사람들과
축배의 노래가 풍미를 더해주는
하루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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