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저, 빗소리 - 이양덕 본문
저, 빗소리
이양덕
한 번의 생이다
시작과 끝이 팔짱을 끼고 왔다
지금이 나다.
나만의 나를 위한 사랑 이별을 오감으로 느끼는 중이다
끼어들지 말고 안다고 말하지 마라,
빗방울이
젖은 꽃잎을 붙잡고 부르르 떤다
기막힌 사랑을 알아야 겠다고
숨이 꼴깍 넘어갈 만큼 황홀을 느끼고 싶다는
갈망의 눈빛,
꽃잎도 갈기갈기 나부꼈다
차가운 바닥에서 마림바가 비창 소나타를 연주하고
울컥거리는 심장을 흰 갈비뼈에 돌돌말아
몸을 날렸다.
부딪힌 이마에서 아픔이 바다로 바다로 흘렀다
점점 자아自我에게 휘둘리면서
완곡을 견뎌내기 위해 뿌리를 깊숙이 뻗으면서
사라지는 것에 대해 껍질을 벗어놓지 못한 채
하염없는 빗방울,
저렇듯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문장이 있다
저렇듯 부르지 않으면 안 되는 노래가 있다
빗소리가 동그랗게 웃으며 돌아갈 때까지
나의 온점을 찍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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