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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쌀값 ‘천정부지’…아시아 ‘비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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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쌀값 ‘천정부지’…아시아 ‘비상’

이양덕 2008. 3. 4. 21:21


 

이번엔 쌀값 ‘천정부지’…아시아 ‘비상’


[한겨레] 최근 밀값의 최고기록 행진과 더불어 25억 아시아인의 생명줄인 쌀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어 식량위기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이미 일부 아시아 나라에선 쌀값 폭등에 따른 사회불안이 현실화했다.

미국산 쌀의 대표 시세인 시카고상품거래소 쌀값은 3일 100파운드(45.36㎏)에 18.10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만에 75% 올랐다. 타이산 쌀값도 톤당 500달러를 돌파해 20년 만의 최고치에 이르렀다. 석유와 광물·곡물 등 국제 상품가격이 30여년 만에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에서 아시아인들의 주식인 쌀도 예외가 아니다.

쌀값 폭등은 수급 불일치의 직접적 결과다. 미국 농무부는 연간 세계 쌀 생산이 4억2천만톤으로, 수요에 비해 300만톤 정도 모자란다고 밝혔다. 세계 쌀 재고량은 7천만톤으로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구 증가세와 도시화 진행 등을 고려하면 쌀 공급의 구조적 여건은 계속 나빠질 수밖에 없다. 유엔은 올해 말이면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살게 된다고 전망한다.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산업화로 경작지와 농민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인도·베트남·이집트 등 주요 생산국이 수출에 제한을 가하면서 국제 쌀가격은 더욱 자극받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내수요 증가로 수출이 줄자, 유럽과 중동에서도 고급쌀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후와 더불어 △쌀을 주식으로 삼는 인구 증가 △1960년대 개발도상국들의 녹색혁명 이후 생산성 향상 속도가 둔화된 점 등도 쌀값에 날개를 달아준 요인으로 지목했다.

가난한 아시아 나라들에서는 쌀값 폭등이 정치·사회적 불만에 불을 댕길 소지가 커, 정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최대 쌀 수입국인 필리핀은 베트남에 안정적 쌀 공급을 특별 요청했다. 말레이시아는 식량의 전략적 비축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쌀을 비롯한 주요 식량의 수출 제한에 들어갔다. 쌀값 동결을 고려하는 최대 수출국 타이에서는 국내가격 상승에 따라 수출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불만 표출이 현실화한 지역도 생겨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량난을 이유로 한 대규모 시위를 겪은 뒤 식량보조금을 3분의 1 인상했다. 인도에서는 일반미 수출금지에 항의하는 농민 시위가 일어났다. 필리핀 국제쌀연구소의 로버트 제이글러는 “역사적으로 쌀 부족은 사회불안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곡물들과 함께 오르는 쌀 가격은 국제구호에도 차질을 가져와 배를 곯는 이들이 늘게 됐다. 지난달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이 원조 삭감을 예고한 데 이어 미국 국제개발처도 원조 대상을 줄이겠다고 밝혀, 네팔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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