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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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이만섭
나 어릴 적 누님은
포대기로 업혀 나를 키웠다
청포대기 자락 바람에 펄럭펄럭
비탈밭 언덕에 휘날릴 제
다독다독 등 두드리며 크던 옥수수
콩밭 매던 어무이한테
칭얼대는 나를 젖 먹이러 갈 때
기차가 지나가면 누님은
"얼라! 쩌그 좀 봐, 쩌어기 기차 가네.
긍께 울지 마랑께야 인자."
멀리 가리키던 손끝에서
바람결에도 익어가던 옥수수
철들고 보니 나 옥수수로 컸다
여름 저녁 소반 가득 쪄 내온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옥수수
누님 생각에 눈시울 붉힌다
출처 : 이만섭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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