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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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시인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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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덕 2008. 9. 2. 12:43

    

 

                        

 

 

                  옥수수 /이만섭

 

 

   나 어릴 적 누님은

   포대기로 업혀 나를 키웠다

   청포대기 자락 바람에 펄럭펄럭

   비탈밭 언덕에 휘날릴 제

   다독다독 등 두드리며 크던 옥수수

   콩밭 매던 어무이한테

   칭얼대는 나를 젖 먹이러 갈 때

   기차가 지나가면 누님은

   "얼라! 쩌그 좀 봐, 쩌어기 기차 가네.

    긍께 울지 마랑께야 인자."

   멀리 가리키던 손끝에서  

   바람결에도 익어가던 옥수수

   철들고 보니 나 옥수수로 컸다

   여름 저녁 소반 가득 쪄 내온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옥수수 

   누님 생각에 눈시울 붉힌다

 

 

 

 

 

 

 

출처 : 이만섭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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