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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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강에 서면 / 이만섭
귀로의 뒷모습처럼
물들이 나작나작 엎드려 저녁강에 모여든다
노을 비낀 강 언덕의 갈대도
어둠을 맞느라 수런거린다
일광이 산화하는 짧은 시간에
강물은 저희끼리 저녁노을을 나누고
금비늘로 돋아낸 살갗을 서로 비비다가
밤의 적거지를 만들어
물결 위로 내리는 어둠을 이불처럼 끌어당긴다
하늘엔 별등이 하나 둘 켜지고
물로 흘러와서 물로 잠들어가는
저 포근한 평화,
이제 밤은
물의 고요를 위해 정적을 다스리고
바람도 더는 길을 트지 않을 것이며
하루 동안 저벅저벅 걸어온 몸을
깊고 아늑하게 두리라
내 마음도 강물의 수표면에 나직이 눕는다
출처 : 카프카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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