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장맛비에 부쳐 본문
장맛비에 부쳐
이만섭
비가 온다, 아무래도 나는 돌아가야겠다 이 질척거리는 길을, 그러자면 옛집은 더욱 멀어지겠지 날은 저물어오고 꼼지락거리는 자리마다 습습하다 창밖 가득히 푸른 수숫대 웅성거리듯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내가 도착할 즘에도 후박나무는 너른 이파리 머리에 이고 두엄 가에 우두커니 서 있겠지, 저녁을 짓던 굴뚝의 연기조차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칠월의 처마 밑으로 슬그머니 기어들겠지, 내가 돌아가는 동안 혹여 빗물이라도 불어 집이 더더욱 아득해지면 별수 있겠나, 나는 또 다시 낯선 방 하나 얻어 숙박계나 써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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