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푸름의 시간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푸름의 시간

이양덕 2010. 6. 28. 15:05

 

 

 

 

 푸름의 시간

 

 

이만섭

 

 

 

북한강 물 보러 가는 길에 청평에 든다

산도 물도 온갖 푸른 빛

더는 지나칠 수 없어 물 등을 타고 앉듯

강물에 손을 적시니

손등에 잎맥처럼 번져오는 푸른 물줄기

강에 어린 민낯에도 물이끼 같은 푸른 빛

금세 건져 올린 손에서 뚝뚝 푸른 물방울 떨어진다

조약돌 하나 움켜쥐고 물수제비를 띄우니

푸름에 겨운 듯 청,청,청, 화답하는 소리

푸른 산이 강물에 응결될 때까지

내 마음이 벼른 것도 푸른 물색(色)이었다

긴 가지 수면에 치렁치렁 내려

돛배를 젖는 버드나무

청파로 이는 물결에 귀 대이고 있다 

나무 아래 잠시 마음 묶이니

어느덧 나는 *유하백마가 된다

강상을 건너오는 훤훤바람에 들풀들 드러눕고

물결에 떨어뜨린 흰 말의 깊은 눈매여,

그대 그리움 어느 곳을 향하는가

나의 고삐가 나무의 물관에 닿으니

갈기처럼 일어서는 마음이어라

푸를 때로 푸르러져 이두수(二頭水)를 향한 물길

그르메 같이 내 가슴에도 번져 와 

저녁이 올 때까지 붙들어놓고 있었다 

 

 

* 柳下白馬圖

 

 

'※{이만섭시인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들  (0) 2010.06.30
별은 왜 뜨는가  (0) 2010.06.28
  (0) 2010.06.28
비밀  (0) 2010.06.28
눈뜨는 아침  (0) 2010.06.2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