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법성포에 갔더니 본문
법성포에 갔더니 /이만섭
범성포에 갔더니
굴비들이 허리 굽혀 인사를 하는데
자장면 배달원처럼
사근사근 친절도 하더라
고개 숙인 이마에 박힌 다이아몬드 표시를 보니
죄다 문수보살 같더라
그래 친절도 지혜일 테지
그래서 점잖은 표정에 한 마디 안부라도 여쭐까 싶어
이거이 진짜요? 하고 물으니
아따 봄스롱도 모르시오? 하고 면박을 주며,
그러나 비굴하게 살지 말라고
지어준 이름 자랑을 한다
굴비백반
굴비찌개
굴비매운탕
굴비조림
굴비장아찌
굴비젓갈
굴비찜
굴비거시기
-오매 징헌 거,
어쩐다요 저것들을,
그라도 어느 것 하나 솔찬 않은 놈 웂서라,
법성포에 가니
허리 굽은 굴비가
포구장 노릇을 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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