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법성포에 갔더니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법성포에 갔더니

이양덕 2010. 7. 19. 08:55

법성포에 갔더니 /이만섭

 

 

 

범성포에 갔더니

굴비들이 허리 굽혀 인사를 하는데

자장면 배달원처럼

사근사근 친절도 하더라

고개 숙인 이마에 박힌 다이아몬드 표시를 보니

죄다 문수보살 같더라

그래 친절도 지혜일 테지

그래서 점잖은 표정에 한 마디 안부라도 여쭐까 싶어

이거이 진짜요? 하고 물으니

아따 봄스롱도 모르시오? 하고 면박을 주며,

그러나 비굴하게 살지 말라고

지어준 이름 자랑을 한다 

굴비백반

굴비찌개

굴비매운탕

굴비조림

굴비장아찌

굴비젓갈

굴비찜

굴비거시기

-오매 징헌 거,

어쩐다요 저것들을,

그라도 어느 것 하나 솔찬 않은 놈 웂서라,

법성포에 가니

허리 굽은 굴비가

포구장 노릇을 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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