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적(笛) /이만섭 본문
적(笛) /이만섭
저녁 종소리 끊긴 *향적사를 찾아간다
날은 저물어 절집은 아득한데
홀로 걷는 산길이 휘감는 푸른 여운
사위를 긋는 소리 어디서 오는가
오래전 소실한 초막에서 피워올리는 연기처럼
산속은 군불을 지피듯 안온하다
저 소리, 나는 여태껏 귀로만 듣지는 않았는가
취구(吹口)에 이는 바람의 거처가 흉금인 것을 외면하고
입술이 부박함을 탓하지는 않았는가
가부좌를 튼 저 횡적(橫笛)에서
허공을 나는 단정학의 울음소리
어느 소리꾼이 득음을 위해 든 수간계곡
용소의 물소리 점점 깊어간다
마침내 밤은 중천에 달을 띄워놓고
진인을 기다리듯 천지가 은은하다
저 소리 가슴에 담자니 만파식적이다
왕유의 시- "過香積寺"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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