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눈산 본문
눈산 /이만섭
밤사이 앞산을 지우고
아침 창에 수묵화 한 점 걸렸다
무게도 덜어낸 흰빛 정령으로
앉아있는 듯 우뚝 솟은 듯
장엄한 여백이다
온통 비백뿐인 몰골법의 저 산수,
밤으로 얼마나 많은 얼레질을 했던가
이아침은 저 아래 흐르던 강물도
나비잠에 들었을 것이다
괴벗은 나무들 사이에서 숨결도 감춘 채
묵묵히 숲을 지켜내며
오랜 여정 끝에 다다른 피안
겨울산이 마침내 꽃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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