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펄꽃 본문
펄꽃 /이만섭
개펄에도 개화기가 있다
바닷물이 역마살로 망망대해를 떠돌다가
어느 펄 구석에 와서
여인숙처럼 하룻밤 묵고 떠나면
그 자리에 펄꽃 핀다
수심 깊은 곳에 피는 꽃들이야,
물의 몸에 기생하는 꽃들이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생명들이지만
썰물 진 곳에 햇빛 자글거리면
더욱 붉게 피는 펄꽃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고랑이 꽃대 같다
수천수만 마리의 농게떼들
자기네들이 꽃인 줄 모르고 행렬 지어
꽃구경에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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