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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섪다 본문

※{이양덕의♡詩밭}

꽃이 섪다

이양덕 2011. 4. 18. 05:54

 

 

 

 

꽃이 섪다

                      /이양덕




꽃이 울고 있다.

노대바람이 비수로 꽂힐 때

피를 흘리면서 쓰러지면서도 견딘다.

서러움들이 모여서 은하수 강을 이루었으리라

피어 있는 것조차 눈물겹고 여리다

천 길 아래 몸을 던지고 싶지만

포기하지 않고 궁급한 순간을

좌절도 변명도 없다

이유가 흔들릴 때

너에게 꽃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천지간에 홀로

단음절로 또박 또박 쓰며

찢어진 꽃잎을 말린다.

외로운 당신을 위해 피울 수 있었다는 말에

봄나무는 꽃밥을 소복히 지어 올린다

사랑이 올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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