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서쪽이 붉다 본문
서쪽이 붉다 /이양덕
쓸쓸한 자의 해방구이던가
쓰디쓴 아픔들이 쿨룩거릴 때마다
내가 서쪽으로 달려가는 것은
더 담백해지고 싶을 때
봄날같은 사랑에 빠져들고 싶을 때
미묘하게 헝클어진 감정에서 해방되고 싶을 때
가슴엣것들 와르르 쏟아놓고
붉은 눈물 한 동이쯤 흘리고 나면
평온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지
홀연히 떠나간 자 들이 그리울 때도
그리운 어머니의 얼굴을 지울 때도
붉은 신전아래서 슬픔을 삭이지 않았던가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흘림체로 꽃일도록 눈물에 젖는 거라고
마른 풀잎처럼 푸석푸석한 가슴으로
저물어 간 해의 길이를 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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