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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으로 간 뻐꾸기

이양덕 2011. 11. 5. 09:26

 

 

 

    빌딩 숲으로 간 뻐꾸기 /이양덕

 

 

 

     관성에 젖어 더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뻐꾸기는 흉골이 휘도록 노래 부르는데

     밤새 북한산 아래 철옹성이 세워지고

     횃불을 든 워낭들의 입을 틀어 막자

     순하디 순한 아이들은 온몸으로

     절망을 흡반하듯 절룩절룩거리다

     산채로 땅속에 묻혀버렸다,

     하이에나는 포만감에 통계표만 분석하고

     우아한 冠을 뽑내는 사슴은 포식자의

     그물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을 치는데

     도심 한복판에서 쌀가마가 불타고 

     특종을 쫓아 한강대교를 달린다 

 

     초경량 미들급이 라이트급에게

     한 판 승으로 참피온이 되었는데

     화장실벽의 장기매매 전화번호를

     베끼는 사나이의 등뒤로 

     그림자조차 야위어간 그는 누구일까

     찬바닥에서 뒤척이는 소리 뻐꾹 뻐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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