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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폭염 - 이양덕

이양덕 2012. 7. 27. 13:02

 

 

 

 

 

     폭염 /이양덕

 

 

 

 

       바람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리고

       태양은 납덩이처럽 무거운 빛살을 쏟아붓는다

       그늘로 숨어든 나무가 헐떡거리고

       더위를 피해 고욤나무에 오른 고양이는

       지그시 눈감고 하안거에 들었다

       성미급한 사내 대패질을하고 톱을 켜고 못을 박고

       나무상자 속에 무엇을 담으려는 것일까

       이글거리는 태양을 상자속에 가두고

       땀범벅이 된 몸뚱아리도 뜨겁게 달아오른 심장도

       불쾌지수 불면 의욕상실 모두 다

       집어 넣고 쾅쾅 대못질을 해버렸다

       플라타나스 우듬지에는 낮달이 몸을 부풀리고

       붉은 혀를 내밀어 입맞출 때마다 데인 자국에서 진물이 나는데    

       그 뒤를 한 남자가 빨간 스포츠카를 질주해 온다

       하늘과 뭇별 산과 벌 나비 꽃나무가

       우르르 몰려와 옷을 벗어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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