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돌에 새기는 이름 ㅡ 이만섭 본문
돌에 새기는 이름
이만섭
무디어진 칼을 숫돌에 갈아
돌에 이름을 새긴다
파임체의 융숭함으로 칼끝이 파고들 때마다
뚝뚝 떨어져 나오는 돌가루들,
이것들은 분진이 아니다
돌만이 지닌 흰 피일지도 모른다
억겁의 생이 굳어 화석이 된 흰 피를,
존재의 고결함으로 돌은
부서진 가루로 쏟아내는지도 모른다
흰 피를 거둔 자리에
영원을 들여앉히는 이름 석 자
금강에 드는 길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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