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모과를 위한 독백 ㅡ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모과를 위한 독백 ㅡ 이양덕

이양덕 2014. 10. 15. 08:00

 

 

 

 

 

 

 

 

 

모과를 위한 독백

 

이양덕

 

 

 

절정은 꽃이라고

황홀은 순간일 뿐이라고

몰아붙이고 싶겠지,

 

이제부터다

나무를 지날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뭉툭한 말로 쿡쿡 질러대도

과실을 맺기 위한 처절한 시간들

갈채를 받지 못해도 곡진한 생이 아니던가

 

매마른 등피에 엽맥을 수혈하며

허공에서 부러질듯 낭창거리는 가지에 열매를 짓는 일이란

물위에 꽃을 음각하는 것보다 어려운 법

어느새 갈바람에 나뭇잎이 스산하다

 

나의 진액이,

그대의 목젓을 타고 흘러내리는

바람도 꽃잎도 나비도 정지된

지금 절정입니다,

'※{이양덕의♡詩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명 ㅡ 이양덕  (0) 2014.11.08
안부 ㅡ 이양덕  (0) 2014.10.24
진열대 위에 生 ㅡ 이양덕  (0) 2014.10.14
도라지꽃 - 이양덕  (0) 2014.07.29
싱코페이션 ㅡ 이양덕  (0) 2014.07.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