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깃털 - 이만섭 본문
깃털
이만섭
나는 가벼워지고 싶다
힘을 깡그리 뺀 몸은 생각만으로도
떠다니는 습관이고 싶다
공기의 벗으로 구름의 이웃으로
나뭇가지인들 풀잎인들 의자처럼 나를 안혀주겠지
지상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래도록 고민하고 싶다
내게 무지게가 실린다면 그 자리는 아마도
무덤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무덤에 이르기 전 내 생은 한 마장 여정이다
내 몸이 비록 하찮은 자리매김으로 떠다닐지라도
생명이 부여한 온기의 힘 소진할 때까지
산과 강을 구분하고
푸름과 맑음을 좇고 좇아
나와 공중의 거리를 좁히며 나의 꿈은
매침내 비눗방울처럼 톡 터져 공중으로 돌아가는 일
저 허공을 떠다니는 것만이 유일하며
명지바람 불어올 때 부푸는 꽃잎이여,
무럭무럭 자라는 나의 깃털이여,
창의 눈빛으로 읽히는 이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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