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깃털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깃털 - 이만섭

이양덕 2015. 6. 28. 08:00







   깃털



        이만섭




      나는 가벼워지고 싶다

      힘을 깡그리 뺀 몸은 생각만으로도

      떠다니는 습관이고 싶다

      공기의 벗으로 구름의 이웃으로

      나뭇가지인들 풀잎인들 의자처럼 나를 안혀주겠지

      지상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래도록 고민하고 싶다

      내게 무지게가 실린다면 그 자리는 아마도

      무덤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무덤에 이르기 전 내 생은 한 마장 여정이다

      내 몸이 비록 하찮은 자리매김으로 떠다닐지라도

      생명이 부여한 온기의 힘 소진할 때까지

      산과 강을 구분하고

      푸름과 맑음을 좇고 좇아

      나와 공중의 거리를 좁히며 나의 꿈은

      매침내 비눗방울처럼 톡 터져 공중으로 돌아가는 일

      저 허공을 떠다니는 것만이 유일하며

      명지바람 불어올 때 부푸는 꽃잎이여,

      무럭무럭 자라는 나의 깃털이여,

      창의 눈빛으로 읽히는 이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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