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숨어 있는 팔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숨어 있는 팔 - 이만섭

이양덕 2015. 7. 6. 07:08









    숨어 있는 팔



          이만섭




       두 팔이 닿지 못하는 곳을

       불쑥 내밀어 건너가는 팔이 있다


       당신이 보이지 않을 때

       저편 먼 곳까지 마중 들듯이

       기다란 한 호흡의 숨결로

       마음 여미어 내민 촉수들은


       그립다는 말의 동사같이

       외롭다는 말의 형용사같이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함조차도

       숨어 있는 팔의 거리에 있다


       복사꽃 떨어져

       강물 따라 흐르는 봄날

       꽃철은 저물어가도

       강 건너 나무들 연두를 돋아내듯

       사무쳐서 다가가는 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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