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謝過 ㅡ 이만섭 본문
謝過
이만섭
한 개의 사과를 나누기 위해
절반을 자른다 이때 사과의 이유는
껍질이 붉다는 것,
이것은 보편적 방식이지만
이상적인 것은 그 가운데 있다
과도가 지나간 단면은 선분 없는 입체도형
독성이 강한 씨앗도 나누어지고
바닥에 등을 대며
벌렁 눕는 사과의 붉은 표면
또 다른 시선이 수줍음을 찾아내 듯
방금 태어난 두 개의 원형이 희고 순수하다
사과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과원의 나무에 열매로 달려있을 때도
정물화로 그려져 갤러리에 걸려있을 때도 아니다
사람 사이에 놓여 마음을 비추듯
그 고운 빛깔을 뿜어낼 때다
마침내 달디 단 속살을 베어 무는 입들,
이것이 사과를 먹는 방식이다
'※{이만섭시인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을 꾸어주는 사람 - 이만섭 (0) | 2015.11.13 |
---|---|
누가 따라온다 - 이만섭 (0) | 2015.11.07 |
레시피의 세계 ㅡ 이만섭 (0) | 2015.10.26 |
나무색을 읽다 - 이만섭 (0) | 2015.10.23 |
그늘이 사라졌다 ㅡ 이만섭 (0) | 2015.10.10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