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겨울나무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겨울나무 - 이양덕

이양덕 2015. 12. 22. 04:07

 

 

 

 

 

 

 

 

 

     겨울나무

 

          이양덕

 

 

 

 

         온몸으로 겨울을 받아적으며

         은둔자의 눈빛처럼 슬픔에 잠겼구나

         행방이 묘연한 화식조도 언제쯤 돌아올는지

         살갗이 터지도록 햇살을 움켜쥐고

         아찔한 절명의 시간들을

         한 자리에서 묵묵히 견디는구나

         이국의 바나나는 주렁주렁 열리는데

         초록 숲과 해변의 파도소리 아득하여라

         찬바람이 휩쓸어간 푸르렀던 세월의 잔영이

         젖어간 이별처럼 펄럭거리는

         망각의 언덕에서 그렁그렁 울음을 매달고

         적막으로 박음질한 허공이 열리면

         흰무리 새떼가 날아와

         만지면 아프다고 말하는 꽃을 피우고

         겨울 심장을 관통한 동백의 눈물을 닦아주며

         봄을 기다리는는 표정도 담담하게

         묵언 수행 중인 겨울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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