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1월6일[앵커브리핑] 공공을 위한 약속…'기차가 서는 간이역' 본문
http://news.jtbc.joins.com/html/372/NB11142372.html
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오늘(6일) 앵커브리핑은 어느 작은 마을, 오래된 기차역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그 한적한 시골마을에 지어진 간이역이 있습니다. 카미시라타키역. 1932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역사도
무척 오래되었지요.
언제부턴가 이용객이 줄어들어 지난 23년간 기차는 하루에 단 두 번 이 간이역에 정차했고 철도회사 측은 줄곧 노선 폐쇄를
검토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용자가 적어도. 또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이 작은 역에는 오늘도 열차가 하루 두 번 정차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차가 간이역에 멈춰선 이유는 몇 명 되지 않는. 기차를 이용하는 소수의 주민들 때문이었습니다. 그중엔 물론 기차로 등하교를
하는 학생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용객이 더 많이 줄어들자 다가오는 봄. 결국 철도회사는 역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3년 동안 극소수의 주민들을 위해 달려온 기차. 단 한명을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는 사회의 공공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요즘 들어 우리에게 더욱 미움의 존재가 되어버린 일본의 저력이 내심 부럽기도 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공공성"
2016년을 여는 우리사회에도 이 단어는 절실함으로 다가옵니다.
"누리예산 편성 안 하면 검찰 고발할 것"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책임 있다"
가장 기본적인 공공 복지 중 하나인 보육. 예산지원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두고 전쟁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는 황당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노릇입니다.
"우리나라 만 3~5세 어린이라면 누구나 국가가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대선의 핵심공약이었습니다.
공공을 위한 그 약속은 거꾸로 공공 갈등의 불씨가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정부는 교육청에. 교육청은 정부에 책임을 묻는 사이 지켜지지 않는 공공을 위한 약속은 어디론가 증발되어 버렸습니다.
아마 날아가버린 그 공공성은 서로에 대한 믿음. 지속됨에 대한 신뢰.
즉 정권이 바뀌고. 형편이 달라진다 해도 약속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 안에서 형성되는 오래된 신뢰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
몇 명의 주민들을 위해 먼 길을 돌아가는 시골 간이역의 그 기차처럼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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