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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앞에서 追伸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예배당 앞에서 追伸 - 이만섭

이양덕 2017. 9. 9. 17:42









예배당 앞에서 追伸


 

                     이만섭





죄진 자들이 외개중인 주일 아침나절

예배당 첨탑을 향해 비둘기 떼 납니다.

선량한 새들은 오랫동안 평화의 꼬리표를 달고 사는 도시의 아웃사더이지요.

그곳 붉은 벽돌 꼭대기 난간으로 예배를 드리러 가듯 착착 걸터 앉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배설물로 회벽을 치겠지요.

공원의 식탁에서 예배당 건물의 화장실까지 졸졸 따라온 햇살이

마른 새똥 위에 유난히 반짝입니다.


주일 아침 목격한 것이라곤 이것뿐인데

하느님! 이 심정은 꼭 잃어버린 한 마리 양 같습니다.


이만섭 /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2010년 〈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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