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梅花 - 이양덕 본문
梅花
이양덕
무량한 기다림을 길어 올리는 어스름에
태양은 지평선 위에 왕관을 벗어놓고
별들은 제 자리를 찾아가는데
새들을 비워낸 허공은 무상을 일깨운다.
대한(大寒)이 가깝도록 안부 한 번 없더니
굳게 밀봉해 놓은 창문에 아른 아른
휘어지도록 가지를 뻗어 기척하며
천신만고 끝에 두터운 각질을 뚫고 온
소녀는 뽀얀 얼굴을 내밀어 방긋 웃으며
적요를 깨우는 모습이 어여쁘구나,
누렁이는 코를 벌름거리며 빙글빙글 돌고
벽에 핀 매화 향은 문밖을 서성이는데
폭설을 맞으며 먼 길 돌아온 그대를
꿈결인 듯 뛰쳐나가 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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