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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감정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연애의 감정 - 이양덕

이양덕 2018. 1. 30. 08:10









 연애의 감정


                    이양덕




충돌이 시작되었다.

별이 달을 삼켜버렸다는 것인가,

지구는 숨을 멈추고 공전도 중단 했으니

우리의 계절은 순서를 바꿔야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女子가 방향을 선회하고

칸나를 좇던 男子는 그녀와 입술이 부딪혔다.

어리둥절한 별들은 휘황하게 빛나고

모든 게 흔들리고 뽑히고 솟구치고 피어난다.

번개는 허공을 긋고 무지개를 너머 사라졌는데

꽃들의 페이지마다 주석註釋을 달아놓고

먼 잠에서 깨어난 날개를 크게 펼쳐

묶여버린 自己을 깨뜨리고 두둥실 떠간다.

쓰고 읽으며 슬픔마져 나누는 건 기쁨이기에

비 내리는 날에도 눈빛은 애수에 젖어있구나,

감정은 0에서 열 스물 마흔 공배수로 불어나고

그들을 태운 회전목마는 밤새 달리는데

꽃은 피고 지고 피고 지고 꽃은......

액자 속의 자화상을 햇살에 말리면서

멀리 바라보는 난, 눈물 흘리며 팔이 짧아

야윈 얼굴을 만질 수 없는 안타까움이

안개꽃 한 다발을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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