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가을 심포니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가을 심포니 - 이양덕

이양덕 2018. 9. 30. 11:59

  





가을 심포니



                    이양덕




고추잠자리 한쌍 콩대에 앉는 순간

튕겨나온 콩알이 반란을 일으켰다.

볕 쬐고 있는 수탉의 머리통을 가격하자

빨간 단풍잎 하나 피었다.

샛노란 가을 무늬를 양각한 들국화는

지그시 창문을 열고 들어와

책갈피에 은행잎을 수 놓고 있는

천장 낮은 방에 향기 한 소쿠리 놓고 갔다.

거리의 사람들은 발갛게 물들어

가을을 꾹꾹 눌러 담았다.

나른한 양지엔 오감을 깨우는 과육이 흘렀다.

가을 노래는 별들이

십육분음표에 맞춰서 깜빡일 때 감미롭다.

노란 감 익어가는 소리가

고즈넉한 정취로 주위를 끌어안고,

아폴론은 가을의 심장을 부쳤다.

활활 타는 햇살을 받아먹는 홍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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