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가을 심포니 - 이양덕 본문
가을 심포니
이양덕
고추잠자리 한쌍 콩대에 앉는 순간
튕겨나온 콩알이 반란을 일으켰다.
볕 쬐고 있는 수탉의 머리통을 가격하자
빨간 단풍잎 하나 피었다.
샛노란 가을 무늬를 양각한 들국화는
지그시 창문을 열고 들어와
책갈피에 은행잎을 수 놓고 있는
천장 낮은 방에 향기 한 소쿠리 놓고 갔다.
거리의 사람들은 발갛게 물들어
가을을 꾹꾹 눌러 담았다.
나른한 양지엔 오감을 깨우는 과육이 흘렀다.
가을 노래는 별들이
십육분음표에 맞춰서 깜빡일 때 감미롭다.
노란 감 익어가는 소리가
고즈넉한 정취로 주위를 끌어안고,
아폴론은 가을의 심장을 부쳤다.
활활 타는 햇살을 받아먹는 홍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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