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참새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참새 - 이만섭

이양덕 2019. 5. 22. 07:31





참새


           이만섭




참새가 마당가에서

피아노 건반을 타는 손가락처럼

통통 튀어 오르며

앙증스러운 발목을 자랑한다.


저 가벼운 몸동작은

우리가 모르는 공중의 자유를

잠시나마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데


가끔은 어디서 들은 풍문을

날개에 묻혀 와 저희들끼리 한바탕 웃고 떠들다가

포르르 날아가버린다.


할말은 그것뿐이라는 듯,


사방 어디에도 즐거운 게 보이지 않는데

즐거운 일을 만들어내는 소리

짹짹, 여운을 남기고,


얼핏 보면 시시해 보여도

즐거움을 일상으로 삼는 거뜬한 풍경이다.


'※{이만섭시인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소리 - 이만섭  (0) 2019.07.09
습관적인 소파 - 이만섭  (0) 2019.06.03
다시, 봄밤에  (0) 2019.05.14
봄밤에 대한 충고 - 이만섭  (0) 2019.04.26
라디오 - 이만섭  (0) 2019.04.2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