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참새 - 이만섭 본문
참새
이만섭
참새가 마당가에서
피아노 건반을 타는 손가락처럼
통통 튀어 오르며
앙증스러운 발목을 자랑한다.
저 가벼운 몸동작은
우리가 모르는 공중의 자유를
잠시나마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데
가끔은 어디서 들은 풍문을
날개에 묻혀 와 저희들끼리 한바탕 웃고 떠들다가
포르르 날아가버린다.
할말은 그것뿐이라는 듯,
사방 어디에도 즐거운 게 보이지 않는데
즐거운 일을 만들어내는 소리
짹짹, 여운을 남기고,
얼핏 보면 시시해 보여도
즐거움을 일상으로 삼는 거뜬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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