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사생활 - 이만섭 본문
사생활
이만섭
그가 까닭 없이 웃는다.
기쁨의 속사정이 틀어박힌 표정으로
웃음의 꼬리를 밝히지 않으려
열 손가락을 펴 얼굴을 가리고 웃는다.
그 사이로 빠져나온 감정의 입자들의 풍문에 실려
민들레 홀씨처럼 공중을 떠다닌다.
흐린날 광장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며
희죽 희죽 웃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풍문은 생활의 발견이라도 되는 양
상투적으로 웃음을 키우며 세상의 귀에 파종을 하는데
동부새 날아와 씨앗을 파헤치고 달아난다.
영문은 알 수 없지만
생각하기에 바람도 풍문의 사사로움을
나무라주는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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