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서 있네요. 멍하니-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서 있네요. 멍하니-이양덕

이양덕 2025. 5. 20. 12:17

 

 

서 있네요. 멍하니 


                                            이양덕



창에 이마를 부딪히는 건 빗방울이 아니었다
그날 영랑의 흰 모란이
서 있네요, 멍하니, 안개에 갇혔다 
쌉쌀하고 달콤함이 스미어 아무것도 잡힐 것 같지 않은데

정막이 흐르네요
횡경막이 차올라 노래 부를 수 없어
이유가 무얼까, 지금 흘러내리는 거,

말해줘요?
어제도 오늘도 먼 훗날도 단정할 수 없지
누구나 알지 못할 테지만
온화한 햇살 위를 걷고 또 걸을 뿐,

분명해요, 꽃처럼 웃다가
해사하게 날아가고 싶어서 일지 모르지
난, 발목이 휘어지지 않기를 
매일 기도하면서
울창하고 뿌리깊은 나무로 자라기 위해 바람에 흔들리 듯

무얼 해야할까요
망설이지 말자, 북북 서의 질주을 막아라
산버들에 연두가 낭창거리는

별이 빛나는 숲으로 깊숙이 더 걸어야지 그래야지,
古典을 읽으면서 귀를 닫고 
겨울봄여름기을을 풍뎅이 개똥벌레 모기 다람쥐와 섞여
오늘을 살고파서,

'※{이양덕의♡詩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속의 혼돈-이양덕  (0) 2025.06.15
근사하고 품위 있게  (0) 2024.12.04
천 개의 혀 - 이양덕  (0) 2024.07.04
사랑의 변辨 - 이양덕  (1) 2024.05.28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 이양덕  (1) 2024.04.2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