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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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화이팅!

이양덕 2008. 4. 12. 09:13

우리나라에는 고생길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시민도 그 중에 한명, 유시민에게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떠나 대한민국의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갈 길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유시민은 청춘을 보낸 대구로 돌아갔다. 여타 유명한 정치인들이 자신의 살길만 찾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유일하게 유시민만이 자신을 버리고 대한민국이 사는 길을 택한 것이다.

 

대구, 경북에는 중도진보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도 정당도 없다. 부산에서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으로 경남과 경북에 중도개혁을 지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대구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대구에 중도우파를 지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 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은 경남과 경북에서 가능성을 열었을 뿐 실익은 챙기지 못했고, 고난한 길임이 분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몇번이나 부산에서 떨어지는 과정을 노무현이 아닌 다른 정치인에게 강요할 수도 없고, 자발적이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도 17대에서 전국정당의 노력의 결과 경남과 부산에서는 지금도 2석이라는 민주당이 살아 남았다. 이것은 17대 총선의 노력과 그 때 당선되었던 인물들이 열심히 지역에 헌신해서 이번 18대 살아남은 의미이지 통합민주당이 선전한 의미가 아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와 부산, 경북과 경남에 사회의 합리적 개혁진보를 대변할 수 있는 지지층을 묶어내고 형성할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길이 참 가시밭길이다. 부산과 경남은 15년 전만 해도 희망이 있었으나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합당으로 물건너갔다. 그 안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남아서 고군분투 가시밭길을 가다가 대통령이 되었다. 부산에서 한번도 선택받지 못하고 전국에서 선택받았다.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과 여러 훌륭한 분들의 의지들이 합쳐진 결과 17대에서는 전국정당의 기틀이 조금 짜여졌고, 그 영향이 미미하게 부산과 경남에서는 18대에서도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통합민주당은 완전히 18대에서 역행했다. 그 이전 대선에서 이미 역행했다. 수도권과 전라도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서로 타협해서 이루어진 당이 통합민주당이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자신들의 살길을 찾다보니 전라도는 구민주당과의 통합을 통해 깃발만 꽂으면 안전하게 당선받는 길을 택하고, 수도권은 손학규 영입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하는 길을 택한다.

 

전라도에서는 완벽한 통합으로 당내에서 공천만 받으면 경쟁없이 금배지 다는 길로 만든 것이고, 수도권은 기존의 호남표에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의 색깔로 덧칠하여 플러스 표를 받아 당선받는다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한심했다. 전라도 완전보장을 받기 위해 구민주계에 지분을 보장하고 통합한 결과 우파에 가까운 박상천 같은 노회하고 끝까지 자리만 지킨 인사들만 금배지 보장받고, 수도권은 전멸하다시피 몰락했다. 비례대표도 보면 엉망이다. 구민주계의 인물들만 득실거리고 인물이다 싶은 사람이 없다.

 

한나라당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은 한번도 전라도에 구애해본 적조차 없다. 경남과 경북을 포기하고 전라도로 다시 원대복귀한 것이 통합민주당이라면, 한나라당은 전라도에 들어가려는 노력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어찌하였든 이번 선거 그래서 경상도에는 김두관이나 그외 무소속들 통합민주당이 내팽개치고 남은 분들이다. 전라도로 도망가는 통합민주당을 따라갈 수 없는 분들이라서 인정한다. 17대에 그렇게 확보해둔 기반을 다 버린 셈이다.

 

이런 구도 속에 유시민도 민주신당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민주신당이 한 일은 구민주당과 합해 통합민주당이 되는 것인데, 이것은 경남이나 경북의 합리적 중도진보 세력은 버리고 전라도 통합으로 후퇴하겠다는 뜻인데 어떻게 당에 남아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삼이 노태우와 합당해서 영남통합을 통한 지역야합의 길을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던 것처럼 유시민도 김두관도 그러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유시민은 자신의 할 일을 찾아 나섰다. 합리적 중도개혁진보의 불모지로 대구를 남겨둘 수는 없는 것이다. 양심있다던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다 포기해도 유시민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은 떨어져도 국가는 떠받들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대구에 유시민이 있다는 것이 이제 대구도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라는 가재와 게가 아옹다옹하는 선거를 치르는 대구에도 이제 반듯한 정치가 들어설 기회가 생긴 것이다. 물론 고생길이다. 개인에게는 하나 이득될 것도 없고 무엇을 얻을지도 불분명한 길이다. 지금은 혈혈단신인 셈이다. 유시민은 그래도 갔다.

 

유시민에게 이러저러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요구가 많다. 기대가 많다. 희망이 많다. 그런데 다 내버려두고 유시민이 가는 길을 자유롭게 하고 조용히 응원하고 싶다. 너무나 힘든 길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감놔라 배놔라 해보았자 꼬이기만 할 뿐 득이 될 듯 싶지도 않다. 그냥 유시민이 하는대로 묵묵히 뒤에서 응원하고 지원하고 동참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의 남자라니 그런 말도 다 떼어주어야 한다. 어디서 붙였는지 모르지만 유시민은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봉하마을에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고 정치적으로 일정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시점에서 언론들은 유시민을 기어코 노무현 곁에 묶어두려하는 의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제 유시민은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이제 그가 가는 길은 유시민의 길이지 노무현의 길이 아니다.

 

좋은 정당을 만들려는 유시민의 생각에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성급하게 독촉해서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시간에 쫓겨 어설프게 되면 아무 쓸모가 없다. 물론 유시민이 좋은 정당 만드는 일에 실패해도 유시민을 지지한다. 대담하게 밀고나가도 좋지만 더 신중하게 천천히 해도 좋다. 그냥 유시민이 가는 길을 묵묵히 응원하련다. 이미 대구에서 합리적 중도세력을 형성하고 만드는 일조차 고생길일 테니. 그래도 대구에 경쟁이 들어서고 다 흩어져 있던 중도세력을 모아서 합리적인 문화가 들어선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경남에서 약 30%는 합리적인 중도개혁세력이 있어보인다. 물론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엔 부족하지만 그래도 있다. 경북에는 10%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유시민이 내려가서 단번에 30% 만들어버렸다. 그것도 혈혈단신으로 그리 해버렸다. 그래서 너무 유시민이 고맙다. 아 대구가 꽉 막힌게 아니라 그동안 잃어버리고 내버려둔 고향이구나 하고 알았다.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유시민은 그 길을 계속 간다. 30%로는 고생만 훤한 길이지만 그래도 희망이다. 묵묵히 지원하고 싶다. 경남의 30%를 다 버리고 내뺀 통합민주당보다 유시민은 대구에서 다시 30%를 일구어 놓은 것이니 얼마나 훌륭한가.

 

전북과 전남은 고민해야한다. 한나라당은 일절 그들을 구애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경상도에서 눌러앉고 전라도로 갈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경북에는 유시민이 들어가고, 경남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있지만 전북과 전남에는 그러한 경쟁조차 없고 한나라당에서 유시민과 노무현 같은 분은 찾기도 힘들다. 구민주당이 그나마 우파이고 열린우리당이 중도개혁의 색채가 있었는데, 그런 것 다 무시하고 지역통합을 해버렸으니 어떤 경쟁이 없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은 그런 역할을 할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참 답답한 노릇이다. 구애하는 사람도 없는 마당에 전남이나 전북 사람들에게 사랑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있었다. 전라도에서 듬뿍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노무현을 탄핵했던 구민주당과 지역통합을 하느라 내뺀 정치인들 때문에 단절만 되었고 그렇다고 유시민처럼 전라도에 새로이 들어와 통합민주당과 다른 가치로 경쟁을 할 고향인사는 없어보인다. 그런 고생길을 갈 사람이 없어보인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아예 노력도 않고 인재도 안키웠으니 더욱 별볼일 없고, 그렇다고 혈혈단신 들어올 사람은 안보이고.

 

어찌하였든 유시민이 대구에서 가는 길은 대한민국에는 축복이지만 그 자신에게는 고생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가 가는 길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대구가 30%의 중도개혁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맙고 유시민의 가는 길에 항상 든든한 힘이 되길 바란다. 좋은 정당을 만들어도 좋고 여의치 않으면 홀로 가다가 같은 의지를 지닌 분들과 합류해도 좋고 어찌해도 묵묵히 지지한다. 그가 그를 희생하면서 대한민국에 보여준 의지라면 그를 믿기에 충분하다.

 

유시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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