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지루한 詩 본문
지루한 시/ 이만섭
어젯밤 송파동 사는 내 친구 전화해서
어머니와 다툰 얘길 한바탕 늘어놓다가 끊었다
마누라와 싸운 일이라도 쪼잔한데
그것도 오밤중에, 제 몸 만들어 키워준
어머니와 투쟁사다
그의 일상은 왜 모성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는 게 힘들어 술 퍼마시고 중언부언 늘어놓던 말들을
이 아침 곰곰이 생각한다
그렇다, 그는 나 밖에 속말을 할 사람이 없던 것이다
그래도 어머니의 삶인데, 마땅하든 못마땅하든
그것을 자신의 생의 접점으로 이끌어
나이 오십 줄에 어머니와 다투다니,
막돼먹은 놈 같으니라고, 지청구를 들을 일이나
한편, 내 친구인데
이 두 가지 생각을 저울질하다가 그만
모친의 손을 들어주었다
`자네가 변해야 하네,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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