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가끔 본문
가끔
이만섭
삶이 가슴에 꽉 밀착되어 숨 가빠 올 때
그 틈새에 무엇을 들여놓을까,
잊었다싶다가도 안 잊고 찾아오는 그런 것, 어디 없을까.
한 끼 외식이어도 좋을 테고, 그 길에
선뜩거리는 체감온도 막아주는
어깨 위에 걸친 외피 같은 것이어도 괜찮을,
빠듯한 시간들 풀어놓는 느슨한 간격으로 오는 거라면
더욱 좋을,
국밥집에서 한 사내가 뚝배기를 다 비우고
활처럼 굽어 있던 덩치 좋은 허리를 펴
이제야 세상이 환하게 보인다는 말,
그의 퀭한 눈은
가끔이란 거리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던 것일까,
그럴 때, 나의 먼 산도 잠시나마 가까이 와 있을 테지만
일상 밖에서 잊고 있던 것들 잠시나마 둘러쳐놓고
찬찬하게 한 끼의 별식 같은 간격을 들일 때,
몸도 마음도 헐렁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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