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새벽 본문
새벽 /이만섭
아침이 들어 설 자리에
어둠은 왜 정화수를 떠놓았을까
객지를 떠도는 자식 걱정에 일찍 잠 깬
홀로 사는 어머니의 부뚜막처럼
검게 그을린 천장이며
아직, 솥뚜껑 같은 미명 속에서도
사위에 맑은 정성 담아놓았다
몸 미치는 곳이면 어디에도
옷자락 이슬 젖은 채
아침 햇살 환하게 비쳐오는 먼동을 꿈꾸는,
밤의 모퉁이와 아침의 문설주 사이에서
잠 깨는 집들도 처마 끝에 깃든
검푸른 허공을 거둬내고
칼칼한 찬 공기 들이마시며
여명이 매어놓은 사리 빗자루 더듬더듬 찾아
대문 가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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