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향조암난(香祖庵蘭)을 보다 / 이만섭 본문
향조암난(香祖庵蘭) / 이만섭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내 누옥은 비록 조촐할지라도
진인을 기다리는 거처다
한껏 푸른 파초 잎 아름그늘 지어 창을 내고
유향과 더불어 오수를 즐길 제
수행자의 장삼자락 같은 잎에 어찌 새가 날아들 것인가
가벼운 부리로 귀청을 쪼는 소리는 경망하다
그러나 두 날개 가지런히 펴 고요를 떠받치는
청령蜻蛉거사라면 그 자태는 삼매에 견줄만하다
고요라는 것은 과연 즐길만한 것인가,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고
여백을 즐기며 스스로 낙을 삼는 것인데
한 점 바람인들 그 겨움에서 일고
한 그루 풀 포기인들 그 이치에서 나오는 것이다
무릇 향기는 그 길을 따라 깃드니
핍진하게 내린 기다란 획은 필경 파임(磔)에 이르렀다
선비란 곤궁할지나 모름지기 근엄해야 한다
교(巧)한 것은 졸(拙)한 듯하다 했으니
古拙함에 다가서는 일이 어렵기만 하다
*추사의 묵난
*논어 옹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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