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모퉁이돌 본문
모퉁이돌 /이양덕
그까짓 하찮다고 말할 수 도 있겠으나
모나지 않게 잘 다듬고 혼을 불어 넣어서
생명을 호흡하는 숨비는 파닥거리고
심장은 뜨겁고 붉은 피가 돈다
기꺼운 헌사다,
집채에 짓눌려 몸이 녹아내린다,
하릴없이 자리를 차지한 것도 아닌데
왜 주눅이 드는 것일까,
산사의 마애불로 세워져
마음 둘곳 없는 나그네의
기댐이 되어도 좋으련만
모퉁이를 스치는 갈바람조차 선뜩거리는데
바깥으로부터 차단된 채 옴짝달싹 못하니
심지를 견고히 하여
온유로 견뎌내야지,
머릿돌로 정문에 턱 버티면
오는 이 가는 이들에게
으쓱하고 폼나는 일일테지만
눈여겨 주지 않아도 나의 이유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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