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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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덕의♡詩밭}

모퉁이돌

이양덕 2011. 9. 6. 09:27

 

 

    모퉁이돌 /이양덕

 

 

    그까짓 하찮다고 말할 수 도 있겠으나

    모나지 않게 잘 다듬고 혼을 불어 넣어서

    생명을 호흡하는 숨비는 파닥거리고

    심장은 뜨겁고 붉은 피가 돈다

    기꺼운 헌사다,

 

    집채에 짓눌려 몸이 녹아내린다,

    하릴없이 자리를 차지한 것도 아닌데

    왜 주눅이 드는 것일까,

 

    산사의 마애불로 세워져

    마음 둘곳 없는 나그네의

    기댐이 되어도 좋으련만

    모퉁이를 스치는 갈바람조차 선뜩거리는데

    바깥으로부터 차단된 채 옴짝달싹 못하니

 

    심지를 견고히 하여

    온유로 견뎌내야지,

    머릿돌로 정문에 턱 버티면 

    오는 이 가는 이들에게

    으쓱하고 폼나는 일일테지만

    눈여겨 주지 않아도 나의 이유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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