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忍冬 - 이만섭 본문
忍冬 /이만섭
차운 저녁 불빛이
생의 실핏줄처럼 번져오는 주택가 언덕배기
회색 담벼락에 낡은 픽업차를 붙여놓고
중년사내가 붕어빵을 굽고 있다
달그락 달그락- 눅눅한 손놀림으로
쇠갈고리 끝에서 구워져 나오는
붕어빵들, 빵 기계 앞에 나란히 나란히
손님을 기다리는 중이다
날이 추워선지 지나가는 사람 보이지 않고
딱딱한 빵틀을 가린 천막의 차양 위로
가만가만 훈김만 피어오르는데
손님은 없어도 추위를 물리려고
사내는 묵묵히 붕어빵을 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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