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겨울강 ㅡ 이만섭 본문
겨울강 - 이만섭
그리움이란 입 꾹 다물고 쓰는 연서다
가끔은 혼잣말을 풀어내듯 검지 끝으로
허공을 찔러 동그라미를 그려보기도 하지만
귀는 가두지 못해 무심히 흘러드는 소릴 듣자니,
제 몸 얼려놓고 녹여내는 간빙기의 물소리
밤사이 내린 눈을 이불처럼 끌어안고 꿈꾸다가
이 아침은 먼동을 득달같이 달려온 햇살에 부스스 잠 깨어
수척한 얼굴 들여다보는 표정이 객쩍다
몸 뒤척이며 나작나작 흘러온 세월
아득해져 더는 견딜 수 없을 때
다물었던 입 벌려 창유리에 입김 서려놓지만
희뿌옇게 어린 갈망의 불립문자가
대답이라도 하듯 어른거리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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