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우리가 나눈 말(語)은 ㅡ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우리가 나눈 말(語)은 ㅡ 이양덕

이양덕 2012. 3. 7. 07:43

 

 

 

 

 

 

     우리가 나눈 말(語)은 /이양덕

 

                             - 말(語)은 -

 

 

 

      무심코 뱉어버린 수천수만의 말이

      연둣빛 감도는 실루엣으로 직조되지 못하고

      허리가 단절된 채 과녁도 없는 곳을 겨누는데

      실어증은 회복불가 판정을 받고

      종아리는 가늘어져 번번히 헛발을 딛는다

      그러나 잘 다듬어진 문장은 음표를 달고

      한 줄의 詩가 되고, 노래가 되어

      사방천지에 향기로 피어오른다

      푸른 지느러미를 치켜 세우고 거친 물살을 가르며

      등뼈가 탈골되는 힘겨운 날에도

      비젼과 열정을 품고 살 수 있는 것은

      발갛게 익힌 자음과 모음으로 눈물어린 마음을 전하며

      덥썩 껴안고 할퀸 자국을 싸매 주며 

      온몸에서 피가 돌게하는 말 한 마디가 

      생명의 불꽃으로 타올라

      등뒤에 숨어 공항장애를 앓던 얼굴이

      달빛 머금어 있는 매화처럼

      어둠 속에서도 환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