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우리가 나눈 말(語)은 ㅡ 이양덕 본문
우리가 나눈 말(語)은 /이양덕
- 말(語)은 -
무심코 뱉어버린 수천수만의 말이
연둣빛 감도는 실루엣으로 직조되지 못하고
허리가 단절된 채 과녁도 없는 곳을 겨누는데
실어증은 회복불가 판정을 받고
종아리는 가늘어져 번번히 헛발을 딛는다
그러나 잘 다듬어진 문장은 음표를 달고
한 줄의 詩가 되고, 노래가 되어
사방천지에 향기로 피어오른다
푸른 지느러미를 치켜 세우고 거친 물살을 가르며
등뼈가 탈골되는 힘겨운 날에도
비젼과 열정을 품고 살 수 있는 것은
발갛게 익힌 자음과 모음으로 눈물어린 마음을 전하며
덥썩 껴안고 할퀸 자국을 싸매 주며
온몸에서 피가 돌게하는 말 한 마디가
생명의 불꽃으로 타올라
등뒤에 숨어 공항장애를 앓던 얼굴이
달빛 머금어 있는 매화처럼
어둠 속에서도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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