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내가 서쪽으로 기우는 까닭은 /이양덕 본문
내가 서쪽으로 기우는 까닭은 /이양덕
내가 서쪽으로만 기우는 까닭은
그대 곁에 한 발짝 가까워지고 싶기 때문이지,
서쪽으로 해가 기울고
서쪽으로 달이 기울고
그대가 떠날 때에도
서쪽을 향해 달리는 기차를 탓기 때문이지,
어느 날 詩의 행간에 갇혀 생손을 앓을 때에도
그대에게 용수철처럼 길게 뻗어 닿고 싶었어,
겨울은 무심히 깊어가고
바람소리에 돌돌 감기는 밤
환청인 듯 들려오는 그대 이름을
한 음절 한 음절 부르며 갈잎처럼 나부끼는데
노을은 붉은 눈물 뚝뚝 흘리고
핏빛 같은 그리움에 발목을 적시면서
아릿한 맘 속을 전하지 못하고
자폐에 빠져드는데
영화 속의 마법같은 사랑이 섬광처럼
달콤했던 기억을 깨우며
천 길 만 길 알 수 없는 미로 속으로 이끌고,
봄은, 바야흐로 사랑을 잉태하겠지,
'※{이양덕의♡詩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곁으로 ㅡ 이양덕 (0) | 2012.02.27 |
---|---|
함박눈 삽화 ㅡ 이양덕 (0) | 2012.02.01 |
사막의 꽃으로 피어라 ㅡ 이양덕 (0) | 2012.01.20 |
빙하기 ㅡ 이양덕 (0) | 2012.01.12 |
겨울이 안고 온 쓸쓸 - 이양덕 (0) | 2011.12.24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