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寒天 - 이만섭 본문
寒天
이만섭
가파른 벼랑을 올라
바람을 무동 태우는 권적운 아래
새들을 비운 공중이 한 마장 차가운 그늘이다
아득히 솟은 저 해발이
수만 갈래 수은빛으로 반짝일 때
기립하는 삼나무 숲
우듬지마다 백화를 피워놓고
한 호흡 폐활량으로 일제히 기쁨을 올린다
외쳐도 외쳐도 기척 없는 간극
무슨 거리가 저토록 까마득하기만 한 것일까
아침을 차고 오른 서리까마귀
진종일 텅 빈 공간을 비행하다가
저녁 무렵에 접는 날개처럼
활공으로 남긴 자리가 더욱 궁금하다
저 가파른 난간에 걸린 매화나무
북방을 건너온 바람이 가지 끝을 에우는데
허공은 꽃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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