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寒天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寒天 - 이만섭

이양덕 2013. 1. 12. 12:22

 

 

 

 

 

 

   寒天

 

 

 

        이만섭

 

 

 

    가파른 벼랑을 올라

    바람을 무동 태우는 권적운 아래

    새들을 비운 공중이 한 마장 차가운 그늘이다

 

    아득히 솟은 저 해발이

    수만 갈래 수은빛으로 반짝일 때

    기립하는 삼나무 숲

    우듬지마다 백화를 피워놓고

    한 호흡 폐활량으로 일제히 기쁨을 올린다

 

    외쳐도 외쳐도 기척 없는 간극

    무슨 거리가 저토록 까마득하기만 한 것일까

 

    아침을 차고 오른 서리까마귀

    진종일 텅 빈 공간을 비행하다가

    저녁 무렵에 접는 날개처럼

    활공으로 남긴 자리가 더욱 궁금하다

 

    저 가파른 난간에 걸린 매화나무

    북방을 건너온 바람이 가지 끝을 에우는데

    허공은 꽃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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